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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 2016 사대륙 1일차

Anais 2016.02.19 00:45 read.169

드디어 첫 경기로 아이스댄스 쇼트 경기가 끝났네요.

경기 결과는 다들 아실테니 생략.

어느 조는 잘 해줘서 기쁘고 어느 조는 좀 아쉬워서 슬프고 ...하지만 그 모든 게 경기 마다 각각의 상황일뿐

저는 그저 똑같이 격려와 축하와 위로를 보낼 뿐입니다.


아 저는 혼자서 3팀 응원하느라 '넋 털림' 을 당했다는 기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단 베너 이야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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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대회 공식베너들

아래는 제가 한 시간전에 들어갔을 때의 경기장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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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무리 둘러보고 또 둘러봐도 어제 맡긴 베너....뿐 아니라 아무 베너도 안 보이는 텅빈 경기장

쇼트댄스는 3차까지도 1000석 가까이 남았어서 혹시나 동네 주민에게 돌리는 거 아닐까 햇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는지 정말 경기 내내 저 수준이더라구요.

옛날 시디 경기의 풍경이 떠올를 정도;;(하긴 평일 낮시간인걸)

뭐 덕분에 선착순으로 자리 잡을 때 좁은 구역일망정 1열 가운데 앉을 수는 있었네요.

암튼..베너는? 몹시 열 받아하며 그나마 손베너 하나 챙겨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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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경기 직전에 몇개가 나타났더이다.

아 그나마 다행이다 했어요.

근데 ..나중에 레베카선수 팬카페 분들을 만났더니
그분들도 어제 오셨다가 내일 맡기라는 말에 진짜 오늘 아침 일찍 오셔서 맡겼는데
경기가 다 끝나고서야 달아 줬다고 하더라구요.


아...작년 사대륙 쇼트때 실패하고 상하이 월드 쇼트때도 실패한 뒤끝이라
이번엔 꼭 전날 맡기고 말거야 라고...

한국 아줌마니즘으로 그냥 계속  졸라댔던 게 잘 한 거였네요.;;;;;;

(요즘 느끼는 게 피겨 팬질을 하노라면 점점 더 한국 아줌마니스트가 될 수밖엔 없다는 거)


후우....하여간

제 옆에는 일본 아주머님이 계셨어요.

당연히 이번에도 또 약간 거슬리겠구나 미리 겁을 먹었으나

응? 이분 제가 손베너 꺼내기도 전에 태극기를 꺼내시내요?

아니 이 분 말고도 참가한 선수의 국기를 계속 바꿔드는 팬분들이 꽤나...일본인도 중국인도 한국팀 경기때 태극기를 들었답니다.

그중 대형 태극기도 있었고욤


나중에 고맙다고 인사를 하긴 했는데 그분은 일어로 저한테 뭐라 뭐라 하시고 저는 영어로만 말하고 뭔가;;

암튼 이분께 더 고마왔던 거는

베키조가 경기후 키크 존으로 들어오다 저랑 눈이 마주치는 동선이어서

일어나서 괜찮다고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는 데

옆에서 함께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시더라구요.
(괜찮아요 괜찮아요...어떤 선수도 실수 하고 또 만회하는 거에요..그리고 이 경기에서가 아니라 월드에서 피크로 올라갈 거에요)


하기사
이 사람 없는 시간에 굳이 아댄 쇼트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면
이미 피겨 팬 구력이 꽤 긴 분들이시지요...역시나 태도가 좀 다릅니다.
제가 계속 쇼트 선물봉투를 링크사이드 안으로 떨어뜨렸을 때도 막 걱정해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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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우리들의 편지 선물을 이리 포장을 했는데

네 제가 던지기 못하는 건 인정~!

문제는 그 와중에 저기 링크 사이드가 엄청 넓어요.

화면에는 그런 장면 안 잡히지만...다른 분들의 선물도 상당수가 링크 사이드로 떨어졌답니다.

오죽했으면..나중에 다들 경기 마친 뒤 키크 존으로 이동하는 선수들을 향해 선물투하를 했다는 거

게다가 제가 던진 선물은 무게도 없는 종이 몇 장이니까요 ㅜㅡ


호강팀 때 방송 카메라뒤로 떨어졌는데..

바로 뒤이어 유알팀이 경기하니까 막 정신이 분산되기 시작;;;;;;
(이 즈음 부터 반쯤 넋 다운 되어 가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유라양이 키크 존 들어 오며 눈 마주친 순간에 그쪽으로 던져서 받았고 호강팀꺼도 같이 줏어다 전해 주었고


근데..베키때........솔직히 눈 마주칠때 던져 주기가 어쩐지 미안해서 키크 존쪽으로 먼저 던졌으나...
사각지대로 떨어져 버렸네요.ㅜㅡ

뭐 그건 그대로 두고 그냥 일어나서 박수만 쳤습지요.

저 선물이 그냥 초코렛이나 인형같은 거라면...뭐 못 받았나부다 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번엔 여러분들의 정성을 제가 전달해드리는 역할을 하는 거라
이렇게 그냥 둘 수가 없잖아요?

해서 막그룹 웜업이 시작되자마자 아랫층으로 달렸네요.

1층도 아니고 지하층으로 가야 되는 링크 사이드로 제가 들어갈 수는 없는 건데
그나마 사정 사정 해서 겨우 웜업 끝나기 전에 들고 나왔어요.

아마...내일이 프리니까 선수들이 아직 안 열어 봤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선수들의 손에 닿았다는 말씀은 드려요.

후우 6분간 여러 명의 스텝들마다 사정해가며 들고 나와서
마침  객석끝에 있었던 유라 선수에게 부탁하고 자리로 돌아오니
옆의 일본팬이 '요카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데이 헤잇 미' 하고 웃으며 답해 주었습네다 ;;;;;;;;;

사실 대만인 자봉들이 굉장히 친절해서 저를 들여보내 주었는데..뒷통수에 느껴지던 건
이수측 백인 스텝의 자봉들을 향한 잔소리..아 저분은 정말 표정부터가 경찰이나 군인 같은 무시무시함이...;;;

내일은 절대 눈 마주치고 던지거나 직접 갖다 주거나 해야 할 것같아요.

하여간 이 정도로 정신이 없고 보니
막그룹의 경기도 거의 아무 것도 눈에 들어 오지 않더이다.

물론.........
요번 미국과 캐나다 팀들 모두가 어딘가 나사가 좀 풀린 듯한 맥없음은 느껴졌어요.

제가 그파때 보았던 그 느낌이 유지된 팀이 아마 시시조와 허도 조 정도일까 싶었다는


그렇게 댄스 경기가 끝나고 나니
정말 넋이 털렸다는 표현이 튀어 나오더군요.

응원하고 탈진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이해가 안 되실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제 기를 다 보낸 기분이에요.

더는 경기장에 못 있겠더라구요.
그냥 나와서 아무 계획 없이 밖의 길가 벤치에 널부러져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지도상 가깝게 보였던 고궁 박물원에 가기로...그래서 가긴 갔지만 별 재미가 없어 도로 경기장으로
(이건 제가 전공이 그쪽이라 이미 너무 많이 봐온 물품과..하필 제가 싫어하는 명대 작가 특별전을 했어서;;;)
그래도 바깥 바람을 쐬서 기 충전도 다시 되었고
포기했던 여싱 뒷부분을 볼 수있었고..우리 선수들의 선전도 눈 앞에서 볼 수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저의 기충전을 도와준건 사실 고궁박물원은 아니고
쾌적한 타이페이의 도로 공원 ..그리고  교외 풍경이었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전달 해드리려고 올려보는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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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2그룸때 경기를 마친 유알, 호강조가 함께 베키조 경기를 응원하러 관객석에 올라왔을때 찍은

팬미팅 현장^^
여러 잘 마다 찍힌 관객들이 다 달라요.

정말 열띈 팬미팅 장면이라 안 찍을 수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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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사람들이 내민 팜플렛에 싸인 해주느라 바빠요.

아..제가 감기라 마스크로 완전 무장은 했지만 너무 가까이는 안 가려고 애썼기 때문에 사진들이 다 멀리서 찍은 거랍니다.

아래 사진도 조금 당겨서 찍어서 이리 흔들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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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베키조가 경기후에 다른 한국 팀들 있는 자리로 와서 앉아 있었어요.
기분이 다운 되어 있었고 ...저는 물론 감기고 해서 멀리서 한 컷만 찍어 보려 했는데 이리 되었네요.

제가 너무 눈에 띄는 장소에 앉아서 베너를 흔들어서 부담을 주진 않았을까 혼자 걱정도 했지만
그래도 제 본분은 응원하는 거니까..내일도 열심히 응원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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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런 모습이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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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다른 한국 베너들
변세종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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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끝엔 뒤늦게 걸린 베키조 베너 하나 건너 박소연 베너랑 김진서 베너...
저 오른쪽 끝에는 레베카 팬카페분들이 건 베키조 베너가 하나더 있는데 사진이 너무 흔들려서 못 올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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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념삼아 올리는 티켓사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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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싱은 되돌아 와서 보긴 했는데...아무래도 그 이상 있다가는 제 몸 컨디션이..내일 일정을 못 견딜 것같더라구요.
페어쇼트는 어쩔 수없이 포기.....그런 상황인데 말이죠...
여싱때 또 옆에 앉았던 일본 아주머니 두 분이 ..

자기는 한국 친구가 없다면서 친구하자고 붙잡네요.....
지금 같이 차라도 마시자며 밥은 어땨? 응응?
아니 뭐 수상한 분은 아니에요.아주 단순하게 무라카미 카나코 선수의 팬이신 분
솔직 옆에 앉아서 말을 나눠서가 아니라
오늘 카나코 선수 경기가 제 맘에 들었어서 칭찬하고 왜 1위가 아니냐고 갸우뚱했었거든요.
한분은 타이완에 사셔서 간단 영어로 소통했던 거에요
...암튼 갈라때 올거니까 그때 또 보자고 하십니다..ㅎㅎ

하하 사실 저는
아까 댄스때 옆에 앉으셨던 분이 아직도 앞에서 보고 계셔서 그분께 인사나 한번 더 할까 했던 참인데

뭐 이렇게 국적을 초월해서 같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친해지는 게 스포츠의 순기능이지요.

앞으로도 순기능을 믿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