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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일을 하질 않으니 다들 모르시고 저도 그렇게 생각 안 하지만, 이 게시판지기라고 적혀있죠.

고로 댓글 안 달고 넘어가는 일이 훠얼씬 많지만 이 게시판의 글은 다 읽고있어요.

제가 글을 쓰는 일이 적어진 건... 컴퓨터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가 제 손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래서 아이패드 키보드도 사봤는데 안 하는 건 똑같더라구요.

어쩔 수 없습니다.


하도 안 쓰니까 제가 경기를 다녀온다는 걸 아시는 분들이 있어도 제가 후기를 쓸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없고

이제 아나이스님도 저보고 후기 쓰라고 안 하십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쓰고있냐면 저 아래 아나이스님 후기를 보니 댓글에 치열한 덕후질이란 단어가 뭔가 아련해져서입니다.

제가 한때 어마어마하게 덕후질을 했었죠...... 지금은 번아웃 증후군인지 그냥저냥 살고있지만요.

작년에 아주 안 좋았던 일이 있었던 고로 원래 올 사대륙에 강릉에 함께 여행가기로 했던 분들과의 이야기가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딱 하루만 보고왔어요. 왕복 여섯시간입니다. 어후... 결심했어요. 다신 이 짓 안 하기로.

고속철도 생기기 전까진 죽어도 강릉 다시 안 갈 겁니다.


후기는 짧을테니 잡소리를 길게 하자면, 제가 사대륙을 엄청 좋아합니다.

전에 팬질하던 선수가 02년 전주 사대륙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여서기도 하고 ㅋㅋㅋ

제가 처음 관람했던 국제 경기가 고양 사대륙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사대륙을 하면 보통 여자 싱글 빼고 다 관람하긴 하는데 올해는 아이스댄스 프리 하나 보고 왔습니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아시죠 요즘 우리나라 상황) 제낄까도 많이 고민했지만 그럴 순 없었어요.


제 저주받은 팬질로 인하여 아끼던 두 조가 작살이 났고; 그나마 하나 남은 희망이 테사 버츄/스캇 모여 하나밖에 없습니다.

물론 돌아온 기량이 매우 좋아서 제가 거의 해탈의 경지에 이르긴 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쇼트도 보고싶었지만, 저도 제 체력을 압니다. 저질이라는 거.

그래서 쇼트보다 프리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 서울서 강릉 가기엔 프리 시간이 더 만만하기도 해서 프리에 다녀왔습니다.


강남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갔어요.

내려서 밥을 먹을까 했는데 (아침밥 안 먹었음) 그 근처가 너무 황량해서 그냥 경기장이나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어딘가 허허벌판에 내려주는데 그 누구도 어디로 가라고 안 알려주더라고요.

하지만 저도 육감이 있는 사람이라서 저기겠거니 하고 가다가 짜증나서 사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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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경기장이 아닙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하게된 곳이죠. 뭐 이런 게 다 있어? 이건 뭐지? 등등 온갖 생각을 다 하면서 엄청난 강풍을 헤치고 걸어갔습니다.

가다가 짜증나서 아나이스님께 짜증내며 전화도 걸었어요. 경기장이 어딘데 이따위로!! 막 이러면서....


한참을 걸어가니 이런 게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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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좀 보이면 어디가 덧납니까.


제가 막 가다보니 모국 모선수 팬들이 곰돌이 푸우 인형을 단체로 들고 나오고 계시더군요.

공식연습 했납지? 라고 잠깐 생각하고 또 한참을 걸어갔습니다.

이 사진 오른쪽 옆으로 뉴스 자세히 보시면 아실 그분의 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있습니다.


경기장 입구에서 강정님과 아나이스님을 뵙고 짜증을 한껏 부린 후 (진상) 경기장에 잘 들어갔죠.

경기 혼자 보러 가서 옆자리 사람한테 말도 걸고 (강정님이 당했죠) 그러는 인간인데 옆에 사람이 없고...

있어도 죄다 일본인이라 말도 걸기 싫고..... 일장기 속에서 경기 보는 불쾌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전 내셔널리즘을 매우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라 어느 나라 국기건 떼로 국기 드는 거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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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앉은 자리였어요.

시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전날 바꾼 폰의 카메라 성능이 엄청나게 구리다는 걸 이때 깨달았죠....... ㅠㅠ

피겨 경기 가서 뭐라도 찍어오려면... 최소 미러리스는 필요한가 싶어서 요즘 카메라 사볼까 고민 중입니다.


제가 진짜 심각하게 청각이 예민해서 시위에서도 힘들어하는데 하필 스피커 뒤에 앉았잖아요....

정말 미치는 줄 알았는데.... 이야 이수놈들 ㅋ 돈낭비 제대로 하더군요.


뭐죠?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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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이없어서 친구 보여주려고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더이상 조용한 경기는 글렀어... ㅠㅠ 라며 귀가 예민한 다른 친구와 울었습죠.


종합도 못 갔고.... 선수들 선물을 줄까 하고 선물을 들고 갔습니다.

누가 봐도 경기장에 던질 선물로 안 보여서 그런지 포장을 해라 마라 그런 얘기가 일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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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케 빈 옆자리에 두고 경기를 봤습니다.

사람이 없는 이유는 제가 두 자리를 샀기 때문이죠. ㅋㅋㅋㅋㅋ

하지만 아무도 저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거. 강릉 너무 멀어요.


경기는 뭐 1그룹 빼면 그럭저럭 볼 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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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내상을 입힌 이분들....

하필 제 앞에서 넘어졌어요. 멘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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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다 망해서 이딴 것밖에 안 남았습니다.

좋은 경기 축하해요 유라/알렉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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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보러 간 그 조.

제가 얘들땜에 아직도 피겨를 보고있습니다. 평창에서 꼭 금 따길.



중간에 엄청난 일이 있었지만 (선물 주려다 실패한 일) 그냥 저냥 어떻게 정줄 잡고 경기는 봤네요.

올림픽은 표값때문에 안방 1열 고수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다음시즌까지는 버츄 모여의 경기를 볼 수 있다니 좋아요.

그 후의 팬질은.... 모르는 걸로.



쨌든 경기 끝난 후에 저 위에 준비한 선물을 어케어케 전달은 했습니다.

그리고 시원한 마음으로 밥 먹으러 갔죠.

밥도 잘 먹고 나와서 바로 6시 차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허허벌판에서 불러도 와주는 카카오 택시 감사합니다.

하루종일 앉아있자니 꼬리뼈가 아파서 죽을 것 같았어요. =_=.....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고속철도 없인 강릉 안 간다.


그리고 서울에 도착해서 집에 뛰어들어가 어떻게 간신히 하뉴 경기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사대륙은 목동에서 하길 바랍니다. =_=..... (고양도 이제 체력의 한계예요... 그땐 끝물이지만 이십대이긴 했다구요)




길에서 보낸 여섯 시간과 짜증나는 사대륙과 이러저러한 일들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자

다녀와서 바로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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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닙니다. 모으려고 사는 겁니다. 라고 당당히 밝힙니다. ㅋㅋㅋㅋ

제가 이북에 맛들여서 이북리더기 아니면 책을 못 읽어요.

이건 순전히 읽겠다가 아니라 수집하겠다의 뜻에서 지른 책입니다. 다 읽었냐 재밌냐 이런 얘기 묻지 마세요.




제 생각보다 이미지가 꽤 많고 용량도 10메가씩이나 되네요.


그럼 이 글은 무단 전재 이동 복사 링크 등 모든 걸 금지하겠습니다.

아이스댄스 포럼 트래픽 또 나가면 아나이스님이 절 가만 두겠음?

전 이미지 호스팅할 계정을 찾아야 하고.....

그러면 얼마 전 이전한다면서 제 계정을 날려버린 계정회사가 다시 생각나고 빡이치고... 뭐 그런 수순이 되지않겠어요.

우리 쉽게 쉽게 갑시다. 제가 요즘 많이 우울합니다.




시즌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모두 즐겁게 덕후질 합시다. 즐겁자고 하는 덕질 스트레스 받으면 되겠어요.

전 이제 화내기도 지겨워요.

이수가 헬싱키 월드는 잘 하길 바랍니다.

평창은 기대 안 해요. 뉴스에 자주 나오시는 그분이 돈 벌려고 이용해먹은 행사인데 뭐 제대로 되겠어요.

제발 쪽팔리는 일만은 없길 바라네요. (전광판 떨어진 게 충격적이라 사대륙 못 간다고 했던 지인도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 운영 매우 잘했다고 하니까 그거나 보고 베끼던가...


다음 사대륙은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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