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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원정후기-2

Anais 2009.12.10 01:03 read.1631

하 글 두개 올리고 자고 나서 쓴다고 했으나
3일째의 경기와 갈라를 보다 지쳐...
몇밤 또 자고 나서 뒷 이야기를 이제 쓰네요.
근데 또 언제 글 쓸 여유가 생길 지 몰라서 좀 많이 길게 씁니다.
(제가 요즘 몇 가지 일로 정신이 진짜 없었어요.)
^^;;;;;;;;;;;;;;;;;;

둘쨋날의 뒷부분 경기
음 그러니까 시니어 경기 남싱 쇼트와 여싱 쇼트 그리고 아댄 프리 까지 보았습니다.
제가 간 날은 쥬니어 아댄과 시니어 페어는 경기가 없었어요.
대부분 시니어 경기는 방송으로 디테일까지 많이 보셨을 거에요.

그래서 다 아실 듯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몽땅 제 개인적인 소감으로만 써봅니다.

남싱은 대부분 예전보다 뭔가 컨디션이 나빠보였다라던가
예전 4대륙때의 멋진 모습이 그리웠다거나 뭐 그런 소감
그나마 조니가 자신감을 좀 회복했구나 싶은 느낌과...
점수 발표 후 관객들이 모두 에~? 를 외칠 만큼 살짝 애매했던 성적이 기억이 남네요.
글타고 많이 안타까운 성적은 아니었고..
베르너는 쇼트 첫 점프를 멋지게 해내더만...쩝

여싱이 있기 전  화장실로 간다고 뛰다가
요요기와의 이마 키스씬을 찐하게 찍어 주시곤
솔직히 그 후유증으로 앞 그룹의 경기가 잘 눈에 들어 오질 않았어요.
ㅜㅜ
(띠이이잉...욱씬욱씬...멍)


요요기 경기장의 많이 오래 묵은 시설들을 겪어 보니
의외로 새로 지은 고양 경기장이 그립더군요.
또 고양의 관객석과 얼음이 멀었다곤 하지만
제가 요요기의 2층 앞에서 두번째에 앉았었는데 그 거리도 만만치 않았답니다.

이제는 연아는 당연히 믿어 버리게 되다보니
느긋하게 구경꾼의 마음으로 앉아 있는거야~! 했는데

웜업때부터 은근 떨리기 시작하더군요.

아 미키의 쇼트 의상
그 의상을 큰 화면으로 보는 거 좀 쇼크였어요.
그리고 실제로 보면 그 어지러운 문양의 색들이 약간 형광틱해요.
.....회전수를 세야 하는 심판들은 얼마나 어지러울까요

아 미키양이 나오니 역시 앞의 선수들과는 마이 다르더군요.
예전에 좀 거칠어 보이던 활주도 매끄럽고 깔끔해 보이고 속도도 달랐어요.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그랬듯이
빠르게 잘 나가다가도 어느 순간에, 그러니까 스파이럴을 할 때라던가 스핀을 할때면 속도가 떨어지던데
우리 연아양은 그 어느 순간도 속도에 차이가 없어요.
줄곧 빠른 속도로 모든 요소들을 다 해내는 것
이게 우선 나머지 5명과의 아주 큰 차이였고 그 위에 다른 요소들의 차이가 더해진다고나 할까

헉..미키의 점수를 기다리며 화면을 보는 데 관객들이 악..크게 비명을 지르더군요.
연아선수가 웜업중 넘어졌던 모양이에요.
그 순간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 ~~~ 진짜 떨리더군요.


제 앞에 연아팬카페에서 오신 한국 팬이 베너를 주셔서
저도 한 몫하느라 열심히 흔들기는 했습니다만 보였을까요?^^
얌전한 일본관중들 틈이라 소리도 많이 안 지르고 베너도 앉은 채 잠깐 잠깐 들고 그랬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아 보였지만 한국 분들이 드문드문 손베너를 드는 것도 보였습니다.

앗 그런데

'간바레~! '
를 외치는 앳된 일본 여성팬분들의 목소리도 들리네요.

국적을 넘어선 팬들에게 정말 고마왔던 순간입니다.

쇼트때 첫 점프를 제대로 해낸 선수가 없던 참이라 연아선수의 3-3은 정말 큰 박수를 받았어요.
플립을 1회전하고 내려와서 연속 플립실수라 가슴이 철렁하긴 했지만
1위를 의심치 않았는데..솔직히  진짜 미스테리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 화면에서 회전의 궤적을 분석해서 다 표시해주던 컴퓨터 화면으로 봐도
3-3..회전수에 문제 없었는데요?
(저 진짜 그 화면을 세면서 엣지 방향 봐 가면서 봤거든요...제가 또 헛것을 본 건가요?)
연아양이 쇼트 2위로 나왔을 때도
관객석에서 들리던 일본관객들의 '에~~~~?' 소리

일본 관객들이 봐도 이해가 안 되었었겠지요.

정빙 동안에 3-3 다운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한편 억울해 하며
뭐 그파 징크스도 있으니 올림픽에서 좋은 일 있음 되지 뭐
이럼서 마음 다독이고 그랬습니다.
사실 확실하게 실수해서 성적을 못 받은거랑 억울하게 낮은 성적을 받았다는 거랑은 다르잖아요.

에...머리 박은 것도 속상하고
내가 비행기타고 응원하러 온 경기에서 이런 상황이 되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요.


휴우...



여싱이후에 시작된 시니어 댄스
차라리 쥬니어 댄스선수들이 더 궁금해 하며 일본에 가긴 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직접 보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댄스 보는 게 즐거웠고
이것저것 영상과 다른 느낌을 가져 보는 신선한 재미도 있었고
애들도 이쁘고 ^^(우리가 피겨를 보는 제법 큰 이유가 이거 아닙니까?)

첫 팀이 크로네 포어리에
크로네양은 '영상에서 보담은' 라인이 이쁘더군요.
제가 나름 편애 모드인 포어리에는
누나를 번쩍 번쩍 들기도 잘 들고 잘 모시고 다니고 듬직하니 리드도 잘하는 데다가
누나보다 춤도 잘 추고 차라리 라인도 가다듬어져 있는 게 열심히 하더라구요.
그래도 댄스에서 표현의 완성은 여자가 하는 거니까 크로네 양이 춤연습을 많이 해주길 바래요.

뭐 앞으로도 열심히 해라..아가들아

그리고 바로 안나네

옹?
솔직히
실제로 보고 살짝 놀랐던 팀이 이 친구들이었어요.

영상으로 보면 카리스마 넘치던 프리 댄스
직접보니


아직은 낭창낭창 여리여리

마냥 사랑스러운 안나루까였다눈 ^^;;

뭐랄까
이쁜 아가들이 언니 형 옷을 입고 어른스러운 춤을 제법 그럴 듯하게 추는게 귀여워서
아하하하 엄마 미소 짓고 흐믓하게 보게 되는
그런 귀여움이 차라리 더 크게 느껴졌어요.
어쩌면 제 개인적인 감정이 이입된 감상일지도 모르지만요.

루까는 마이 힘이 늘어났다고는 해도 가까이에선 보이는 힘딸림현상이 아직도 안타깝더군요..
(리프트때의 부들부들 다리 떨림이 2층에서도 눈에 보일 정도니까여)


그리고 바로 뒤를 이어 나온 케어 조
안나네와  확실하게 비교되는 부분이
연륜은 무시할 수없구나 싶었던
그 파워있는 경기와 깊은 호소력이었고
속도나 묵직한 스케이팅 등등 이었어요.
(사실 존의 스케이팅은 아직도 썩 훌륭해 뵈진 않았지만 ^^;;;;)
그래도 케어 남매 멋졌어요.

그리고 2그룹..웜업부터 1그룹과 속도의 차이가 있더군요.
페샬라보르쟈 네는 이번 프로그램 자체도 살짝 애매하게 맹숭거려 보이지만
이 날의 퍼포먼스가 너무 맹숭맹숭하더군요.
어려운 요소들이 많아서 그 것들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힘겹기는 하겠지만
보는 이가 댄스라는 느낌을 갖기엔 너무 해내는데 급급하다는 생각

버모는 테사가 작년의 수술 이후 제 컨디션이 아닌 듯도 하고
살짝 속도도 떨어져 보이긴 했지만
시니어 데뷔 초의 사랑스러우며 정교한 호흡을 다시 보여 주는 것이 좋았어요.

쥬에바 팀의 정예 답게
어려운 요소도 잘 하지만
커플댄스 다운 리더와 팔로워로서의 역할을 아주 충실하게 제대로 해내더군요.

(이 아래는 뭐 제 개인적인 의견들입니다만...)

커플댄스로서의 호흡을 잘 구현해내는 것까지만 신경을 쓰고,
점수따기 좋은 요소에만 신경쓰느라
다른 예술적인, 표현적인 면에 약한 것이 쥬에바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쥬에바 팀은 리더 팔로워의 역할을 충실히 지키지요.

아이스댄스 종목이 원래 볼룸댄스를 얼음으로 옮긴 것이라
볼룸댄스에서
강한 표현을 위해 두 사람의 호흡을 깨는 것은
'혼자 추는 사람'이란 매우 강한 비난을 받는 일이기 때문에
'둘이 같이 추는 것'을 중시하는 태도와 그 기본은 아주 훌륭하다고 보입니다.

(언젠가도 말했듯 유명 발레단의 솔리스트도 파트너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표현만 해댄다면
'춤을 잘 못추는 사람'으로 비난 받기도 하고
누가 봐도 몸치지만 파트너에게 잘 맞춰 주는 사람은 '춤을 잘 춘다'는 칭찬을 받는 세계거든요.)

볼룸댄스에서
각 댄서의 표현력과 두 사람의 정교한 호흡중 어느 쪽이 얻기 어려운가를 따지면
(뭐 타고난 표현력의 차이는 어쩔 수없으니 제외하고)
기술적으로 후자가 좀 더 오래 걸리는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버모는 이젠 그 위에 더해도 좋을 때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버츄양이 팔을 좀 더 뻗었다 거두어도 팔로워로서의 역할에 이제 큰 문제가 없을거 같은데도
조심스럽게 얌전히 움츠리고 리드에만 충실하게 따르는 모습은
상냥하고 착한 아가씨의 마음씀같아 이쁘긴 한데
이제는 좀 더 해봐도 된단다 ..아가야 라고  읊조리게 되더군요
(음 그리고....이제쯤이라면 코치와 안무가를 바꿔봐도 좋지 않겠니?)

아...그리고
직접 봐도 저 음악은
선수들이 아무리 표현력이 좋다 해도
듣는 사람들이 지칠 정도의 편집이군요.
음악빨을 이용해도 시원치 않을 텐데..음악때문에 많은 것이 묻혀버린다는 소감

그리고 데화
솔직히
이 팀은 댄스 팀이라기 보다
점프를 하지 않는 페어팀이라는 쪽이 맞다고 여겨지더군요.

앞에서 본 모든 팀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댄스 팀'으로 여겨진 것과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
피겨 스케이트 라는 스포츠 종목이란 카테고리 안에서는
스케이팅 기술이나 리프트등을 잘 해내는 팀이긴 해도
위에서 말하는 아이스댄스종목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더군요.


2007-8 시즌이었지요?
우리나라 사대륙에서 했던 프리 프로그램을 월드에서 하고 난 뒤였던가 브리티쉬 유로의 니키 슬레이터가
'아 이건 댄스가 아냐' 라고 했었는 데
...커플댄스의 시각에서 제가 완전 공감했었거든요.

이번 시즌의 프리도 직접 보니
손을 떨어뜨리지만 않는 다는 정도로 둘이 따로 움직이는 안무가 거의 다 더군요.
제대로 댄스홀드를 하는 순간이 많지 않았다는 말씀
그러면 속도도 빨라지고 두 사람의 호흡의 흐뜨러짐도 최대한 방지하고
겉보기 표현력도 더 쉽게 높일 수 있겠져.
하지만 아직은 아이스 위의 볼룸댄스라는 아이스댄스 개념를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바꿔 놓기 전에는 ,
볼룸댄스. 소셜댄스의 시각에서는 결코 '댄스'가 아닌게 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댄스팀의 연기라기 보다 페어팀의 연기처럼 보였다는 말씀

댄스 홀드가 많아지면
겉보기에 재미가 없어 보일 수있고
이런 저런 큰 밖으로 향하는 동작보다
안으로 짜여지는 볼룸댄스 특유의
서로의 힘과 중심, 타이밍을 주고받는 정교한 동작들이 잘 안 보일 수있습니다
그러나 볼룸댄스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동작들이 훨씬 어렵고 좀더 커플댄스의 본질에 가까운 것으로 높은 가치를 주게 되지요.

아 물론 그런 부분들을 잘 해내면서
표현력도 훌륭하면 정말 잘 추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고
위에서 말한 발레댄서가 커플댄스의 호흡을 제대로 이해하면 누구보다 잘 추는 사람이 될 수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물론..피겨 스케이트의 한 종목이니까
엣지의 사용이나 속도. 플로우 기타 다른 기술적인 요소가
가장 비중 큰(체감적으로 80%쯤 되는것같은데요?) 채점 대상인 것은 확실하고
그런 면들에서 이들이 성적을 잘 받는 것을 인정은 합니다만
하여간에 댄스 팀이라고 하기엔 너무 요소별 수행에만 신경쓰는 것도 좀 ...


음 뭐 프리는 2위였지요.



그리곤
하루만 있고 떠나는 게 아쉬워 동경의 유명한 땅고바를 찾아가기로 했지요.
시간이 너무 늦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 사람들은 어찌 추는 지 구경이나 해보고 가지 뭐
..이런 생각으로요.

저는 그 밤중에 록본기로..
제 옆에 앉으셨던 한국분이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이라 열심히 전화로 물어봐주시면서
가장 빠른 길을 알려 주셔서 너무 고마왔어요.
역시 외국에서 동포를 만나면 좋군요.^^

근데 록본기에 도착해보니 고가도로에 철로에 정신이 없는 곳
게다가 그 땅고바는 큰길가인데도 쉽게 눈에 띄는 위치가 아니더군요.
어찌어찌 찾아가보니
저와 비슷하게 8년 정도 일본에서 배우고 추셨다는 터줏대감 한국 여자분이 계시네요.
덕분에 아주 편했지요.

한국에는 상시 땅고바가 3개 정도 되고, 생겼다 없어졌다 한 곳도 또 서너 곳 되는데요.
대부분 멋진 인테리어로  잘 만들어져 있어
그런 곳을 예상하고 갔는데
일본의 동경은 대부분 스튜디오에서 주말위주로 운영하더군요.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유럽계, 남미계 사람들
일본인보다 더 많은 듯하더군요.
심지어 입구에서 제가 만나 첨 말을 걸었던 사람들도 전부 남미사람들

하여간 구경하러 갔다가 30분만 놀고 가라는 꾀임에 빠져
살짝 춤도 추고 왔어요.

같은 춤을 출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바로 어울릴 수있는 사이라는 건 좋네요.^^

아 신데렐라 처럼 12시 땡할때
꿀을 탄 듯 맛있었던 망고쥬스도 거의 그대로 두고
지하철 끊길까봐 구두를 손에 든 채 뛰어 나왔어요.
그나마 땅고바에 한국분이 계신 덕에 다른 분들께 물어봐 주셔서
한번에 신쥬쿠로 가는 노선과 역을 알았으니 30분이라도 놀 수있었던 거죠.

나중에 호텔에서 거울을 보니 얼굴의 왼쪽이 오른쪽의 1.3배쯤 되보이더군요.
머리카락 나는 라인이 좌우가 완전 다른 위치
ㅜㅜ
서울에서였다면 춤은 무슨..걍 집으로 직행해서 얼음찜질을 했어야지
오랫만의 해외여행이라고 제정신이 아니었던 겁니다.


하여간
'스포츠 댄스처럼 강한 텐션으로 공연수준 강도의 리드를 즐기는 일본 남자들'에 대한 소문을
직접 확인한 셈이죠.
나랑 처음 춘 사람이 사이고를 외치며 다른 친구에게 추라고 권하는 걸 보며
내심 자만심도 느끼고(사실 일본말 아는 게 거의 없어서 맞는 건진 몰겠지만)

안 가본 것보담 아쉽지는 않았어요.

아 근데
택시비가 무서워 이리저리 헤매면서 이용했던
동경의 그 지하철과 기타 철도 시스템...ㅜㅜ

가기 전에 인터넷에 일본내에서 운영중인 노선찾기 싸이트를 뒤져보았으나 별 도움이 안 되었던 것이
너무 많은 역 이름과 회선이름으로 더 정신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게다가 전부 처음 보고 듣는 이름들이니 오죽했겠어요.

이게 직접 가서 보니...
노선도 많은데다 운영하는 회사도 제 각각이라...
동경에 관계된 철도를 한 눈에 보이게 노선도를 그려 놓지를 않더라구요.
딱 자기네 회사 철도, 혹은 그 회선의 노선표만 그려놓아요.

그러니가 바로 그 역에 가기 전엔 ,
인터넷의 저런 싸이트나 핸폰의 노선찾기 같은 걸 이용하기 전엔
다른 노선과 어찌 연결되는지
여기서 저기를 가는 최적의 노선이나
갈아타는 역을 알기가 어렵더군요.

역 안에서 긿잃기 딱 좋고...심지어 표를 끊고 나서야 보이는 노선도 있고  ㅜㅜ
가만히 보니 일본인들도 제대로 몰라서 물어보기도 하고
(심지어 저한테도 묻는 아주머님....영어로 저 일본말 몰라요..했더니
일어로 아 시라나이 어쩌구 저쩌구..하더니 가시더군요..)

한국의 철도는 앞으로도 한 회사가 운영해 주는 게 좋을 것같다는 뻘 생각을 하고 왓어요.


길에서는 운좋게도 영어를 잘하는 분들에게 길을 쉽게 물을 수있어 다행이었어요.
일본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들어와서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젊은 비지니스맨들은 대강 영어 다 되더군요.
(제 영어가 그닥 심오하지 못한 여행영어라 더 잘하셔도 힘들죠 ^^)

아침에 또 늦잠잘까 침대에 붙어 있는 시스템으로 알람도 맞춰놓고<-이거 해놓고 혼자 부듯해 했어요.
부지런히 체크아웃

근처의 요시노야에서 완전 남자들 틈에서 규동을 시식해보았지요.
근데 사진속 메뉴에 규동에 딸려 나오는 반찬의 종류가 세가지더군요
영어를 잘 못하는 직원이 하나 하나 짚어서 알려주는게
사라다, 쯔게모노, ..그리고 김치(기무치가 아니라 김치라고 발음하데요.)
푸훗...저도 모르게 김치에서 웃음이
아니 여기서 김치를?

아 몇 번의 끼니를 되도록 일본의 대중음식을 먹어보려고 했었거든요.
한국에도 다 있긴 하지만 여기의 맛은 뭐가 다를까 궁금해서..
대충 음식의 간이 좀 짠 듯하다..밥이 살짝 고슬거리네
그런 비교정도?

암튼
그런 것들을 먹다보니 다음 봄에 부모님 모시고 온천 료칸이나 다녀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동경에서 2박3일을 그리 보내고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그리고 눈에 들어오던 모습은 아마도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노인장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식당이건 공사장이건 공항이건 박물관,,공원,,지하철의 직원 등등 어느 곳에서도
은퇴하고도 남으셨을 듯한 연세의 분들이
남녀불문 너무나 열심히 일하시더군요.
뭔가 나름 저를 반성하게 되던 모습들이었지요.


은퇴후 날로 쇠약해지시는 부모님과 연세 비슷해 뵈는 분들인데
아직 현역에서 움직이시며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 듯도 했고
그게 고령화 사회여서 가능한 일일까
어떻게 노인들이 직장을 잡을 수있었을까 굉장히 궁금하더군요.


암튼 신주쿠 역 바로 앞의 샤코트 매장에서 유일한 기념품으로 발레용 발보호대 좀 사고
(다른 품목들은 한국에도 있고 너무 비싸기도 하고 구경만 햇네요.
한국의 무용용품매장엔 한국무용 신이나 옷도 파는데
여기는 재즈댄스화나 볼룸댄스화는 팔아도 일본무용관련제품은 안 파는 군요.^^)

일본의 점원들은 여자들은 참 상냥하고 친절한데
남자들은 어쩐지 한국이 더 친절한 것도 같아요.

하여간 은근히 우중비행을 하고 인천에 내려 공항버스를 찾는 중에
티비에 비추는 조애니
옷!!!!

방금 전화로 저녁약속조차 취소된 것을 확인한 지라 급할 게 없어졌으므로
플립을 성공시켰을 때 안도감에 박수칠 수있었고
연아양의 우승을 확인할 수있었습니다.

그러나 잔걱정이 많은 저
기쁜 맘 한켠에
괜히 그파 징크스를 담고 은근히 찜찜해 하며 공항버스정류장에 서있는데
동생이 전화를 하더군요.
이 시기에 어딜 놀러가냐고 할까봐 주변의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했던 참이라 깜놀했습니다.

하여간 다짜고짜
누나 지금 연아 경기 보고있었지? 묻네요. ㅎㅎ
뻔히 예상되는 나의 행동노선이라나 그러면서요.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그파 징크스를 걱정했더니
이 녀석

'뭘 걱정해 이제 연아가 새로운 역사를 쓰면 되지.
드디어 그팡프리와 올림픽을 한번에 우승한 첫 선수가 되면 되는 거야'

크하하
내 동생 오늘 멋지구나

네 그렇게 믿기로 했어요.
그래서 돌아와 연아귀걸이 목걸이 주문하고
니스용에 이어 소치용으로 연아사랑적금도 하나 더 들고..그렇게 여행의 마무리를 했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