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스케이트 디트로이트가 페어 경기가
ISU 국제대회가 아닌, 북미 지역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피겨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14/15 시즌 미국 페어의 차세대 희망으로 떠올랐던
하벤 데니 & 브랜든 프레이져 (Haven Denney & Brandon Frazier)팀의
하벤이 오른쪽 무릎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겪은 후
처음으로 복귀한 컴피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컴퓨터 앞에서
이들의 프리 경기를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쇼트에는 참가하지 않고, 프리에만 참가했기 때문에,
프리가 이들의 부상 후 첫 경기였죠.
하벤 데니 & 브랜든 프레이져 2016 스케이트 디트로이트 프리
이 팀을 처음으로 직관한 것은
2012년 레이크 플레시드 주니어 그랑프리였습니다.
아쉽게도 4위로 포디움에는 못들었지만,
어려서부터 오랜기간 함께 해온 두 선수의 케미가 돋보이는
잠재력이 눈에 띄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부터 시니어로 국제 대회에 데뷔하게 되죠.
(2014년 미내셔널 사진)
그리고 2014년 10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열린 어텀 클래식에서
시니어 팀이 된 이들을 2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죠.
데니 & 프레이저는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라이온 킹" 프리 프로그램을 멋지게 수행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라이온 킹" 뮤지컬을 보지 못했는데요,
이들의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뮤지컬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물론 우승한 두하멜 & 래드포드의 쓰로윙 쿼드 살코가 페어의 하이라이트였지만,
2위를 기록한 데니 & 프레이저의 프리 프로그램도 오래 기억에 남았고,
이후 이들의 포텐셜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를 하게 되었죠.
포디움에 선 선수들이 서로가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주던
근래 보았던 시상식 중에 가장 흐뭇했던 포디움에서도
더욱 돋보였던 하벤 & 브랜든의 환한 미소와
그들의 오프 아이스에서의 진실된 태도도
이들이 오래 제 기억에 남았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멋지게 프리 그랑프리 시즌을 시작한 이들은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합니다.
SA를 앞두고 캐나다 해설자 PJ Kwong과의 가진 미니 인터뷰
그리고 SA에서 2위를 하며,
처음으로 그랑프리 포디움에 섰습니다.
그 시즌 미내셔널에서 2위에 오르며 포디움에 서며
미국 페어의 차세대 희망으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잉고 스토이어 코치 밑에서 야심차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 해 4월, 오프 아이스 연습도중 하벤 데니가 오른쪽 무릎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단지 한 시즌을 접는 것이 아니라 하벤의 선수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된 부상이었습니다.
오랜 재활 끝에 하벤은 다시 링크 위에서서 점프를 뛰게 되었고,
그동안 프레이저는 그녀를 기다리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자신의 스케이팅을 가다듬습니다.
각각 6살과 9살에 만나 롤러 스케이팅 페어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고,
이후 피겨 스케이팅 페어로 전환하면서도
어린시절을 오롯이 서로와 함께 보냈던 하벤과 프레이저
한 때 팀을 해체하고, 3년동안 각기 다른 파트너와 팀을 이루었지만
결국 우연히도 같은 시기에 파트너와 헤어진 후
다시 의기투합 재결합했던 이들은
이번에도 큰 부상을 이기고 다시 링크에 서게 되었죠.
하벤 & 브랜든은 주위의 우려를 이겨내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시즌 이들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링크에서 이들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네요...)
지난 8월 14일 열린 댄스 시카고 경기 팬캠 영상
이들이 프리 프로그램 음악으로 사용한 영화
Somewhere in Time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제인 세이모어가 주연을 맡은
멜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80년 개봉 이후 문자 그대로 "시간을 뛰어넘는" 스토리로
시간을 뛰어넘는 고전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 "늑대와 춤을" 등의 영화음악으로
아카데미 상을 5번이나 수상한
영국 작곡가 존 베리가 음악감독을 맡아 아름다운 OST를 선보였습니다.
이 영화의 OST는
피겨 스케이팅에도 많이 쓰였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단연 드부레이 & 라우종의 프리 프로그램이죠.
드부레이 & 라우종 2006 World FD
올림픽에서 드부레이가 부상을 당하며
프리를 마치지 못하고 기권해야 했던 이들은
1달여 지나 부상을 이기고
홈 링크인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고국의 팬들 앞에서 "인생 경기"를 펼치며
2위를 기록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포디움에 오릅니다.
애슐리 와그너 2008 NHK SP
조쉬 헬게슨 2009 Sweden Nationals FS
G & G 몽타쥬
Somewhere in Time에는 존 베리의
오리지널 스코어 이외에도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18번"에서
서정적인 메인 멜로디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음악을 사용한 피겨 프로그램들을 모아
음악에 얽힌 제 추억과 함께 제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요.
라프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18번" 그리고 시그널 음악의 기억
http://spiral9509.tistory.com/108
여기에도 영상 몇개를 링크해볼게요.
이사벨 브라세어 & 로이드 아이슬러 팀이 93/94 시즌의 아댄 프리 댄스입니다.
타티아나 토트미아나 & 막심 마리닌 팀이 99/00 시즌에 페어 프리로 사용했죠.
조애니 로셰트가 2000/01, 2001/02 시즌에 이곡을 사용했습니다.
신시아 파뉴프 선수의 프로그램은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직접 볼 수 있었죠.
2012년 봄, 승급심사 영상에서 본 송여진 선수의
프로그램도 기억에 남습니다.
러시아 싱크로나이즈드 팀 "Paradise"의 2014 세계선수권에서의 영상도 소개합니다.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최근에 경기한
Somewhere in Time OST를 사용한
11세 선수의 컴피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프로그램들이 더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카타리나 델캄프 2016
그리고 한국의 아댄과 페어팀도 언젠가
"Somewhere in Time"의 음악으로 멋진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김연아 선수의 2008 세계선수권 갈라였던 "Only Hope"에
Somewhere in Time 음악을 입힌 영상입니다.
제가 뒤로 조의 somewhere in time을 보고 넘나 좋아서 영화도 봤죠... ㅋㅋㅋㅋ
이 음악으로 연기 잘하면 음악빨도 잘 받고 좋아요.
다른 선수들도 많이 써줘서 좋은 경기 많이많이 봤음 좋겠네요. ㅋㅋㅋㅋㅋ
너무나도 사심이로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