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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산재네의 해체 소식을 접하고 우울했었습니다. 아이스 댄싱의 팀들이 해체되고 다시 결성되는 일이 흔하다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팀들이 오래 가지 못하는건 슬픈 일이니까요. 우리가 아이스 댄싱팀을 다시 만들기 시도한 이래, 국내 대회에서라도 출전한 조들을 보면 12/13시즌에 김지원/오재웅, 김세진/전태호조가 한 시즌 동안 국내에서 활동했었고,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조도 이 시즌에 결성되어 벌써 4시즌 째 합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 이듬해인 13/14시즌엔 민유라/티모시 콜레토조가 결성되어 2시즌 활동하고 해체했고요. 그 이듬해인 14/15시즌엔 이호정/감강인 조가 결성되어 2시즌 째 활동 중이죠. 또 15/16시즌부턴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조가 결성되었고, 김산하/오재웅 조가 잠시 존재했었죠. 

아이스 댄싱팀들이 결성되고 해체하게 얼마나 흔할까, 한 팀이 오래 가는게 얼마나 힘들까 궁금해져서 옆 나라 일본의 아이스 댄싱팀을 조사했습니다. 일본을 대상으로 한 까닭은 국내대회, 국제대회 기록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있으며, 팀 숫자가 많지 않아 조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10시즌과 이번 시즌까지 총 11시즌에 걸쳐 일본 선수권에 출전한 아이스 댄싱팀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아댄1.png

2006/07 시즌이 일본 아이스 댄싱팀에겐 세대 교체기였습니다. 이미 30대를 넘어선 와타나베/기도 조가 은퇴했으며, 그 전 시즌에 역시 나이가 30 전후가 된 츠즈키/미야모토 조가 은퇴했죠. 사카초 남매는 아직 젊었지만 그보다 더 어린 리드 남매가 치고 올라서자 그 시즌 마치고 은퇴했습니다. 주니어 유일한 조였던 사와야마/미즈타니 조 마저 사와야마가 배우로 전향하면서 해체해야 했지요.

일본 연맹은 미국 선수권 노비스 우승자인 리드 남매가 미-일 혼혈인걸 알고 일본 대표로 뛸 걸 권하고, 매년 재팬 오픈을 주최하는 기노 시타 그룹이 이들을 지원하였는데, 추후에 일본 아이스 댄싱의 상황을 생각하면 저건 거의 신의 한 수였다 생각합니다.

2007/08, 2008/09 시즌에 네 조의 주니어 조가 결성되었지만 세 조는 1시즌만에, 한 조는 2시즌만에 해체합니다. 일본 연맹이 매년 6월 즈음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수 선발전을 하는데 이들이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되지 못한걸 보면 실력도 좋지 못했던 듯 하네요.

2010/11 시즌에 시니어 한 팀, 주니어 한 팀이 다시 결성되어 이 팀은 2시즌 버티지만 역시 모두 해체합니다. 주니어 팀은 주니어 월드에도 파견하지만 예선에서 떨어질 정도였으니 육성이 성공적이진 못했던 듯 해요.

2011/12 시즌엔 일본 아이스 댄싱이 양적으로 성장한 때입니다. 노비스 팀도 두 팀이나 생겼죠, 둘 다 그 시즌 마치고 해체했지만요. 전 시즌 시니어 두 팀중 리드 남매를 제외한 한 팀이 해체했지만, 그 팀도 각자 외국에서 파트너를 데리고 와서 시니어 팀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2012/13 시즌엔 드디어 4대륙에 3팀이나 보내게 됐지만 리드 남매를 제외하고 성적이 좋진 못했습니다. 데뷔하고 4달만에 주니어 월드 출전한 호강네가 100점대 초반 성적을 받았는데 리드 남매를 제외한 두 팀이 80점대, 100점대 초반이었거든요. 결국 그 시즌 마치고 리드 남매와 히라이/아순시온 조를 제외하고 모든 시닝, 주니어, 노비스 조가 해체했습니다.

2013/14 시즌에도 여러 팀들이 결성되었지만 역시 리드 남매와, 히라이/아순시온 조를 제외하곤 국제대회 파견되지 못한 채 해체되었습니다.

2014/15 시즌을 마지막으로 9년 간 일본 아이스 댄싱을 지켜온 리드 남매가 해체하고 캐시 리드가 은퇴했습니다. 다행히 히라이/아순시온 조와 무라모토/노구치 조가 120점대의 의미 있는 점수를 받았죠. 허나 무라모토/노구치 조 마저 해체하고 무라모토는 리드와 짝이 되었습니다. 캐시 리드는 은퇴하면서 그간 자신들을 지원해준 기노시타 그룹에 감사해했죠. 기노시타 그룹은 이후 무라모토/리드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5/16 시즌엔 5년 만에 일본 연맹이 두 팀의 아이스 댄싱 팀을 주니어 그랑프리에 파견하였습니다. 100점대, 90점대 점수를 받았지만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된 네 선수 모두 2년 이상 아이스 댄싱을 접한 선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생각합니다. 단, 시니어 팀의 무라모토/리드조의 리드 선수가 발등 피로골절 당한게 좀 불안하긴 하네요.

일본아댄2.png
그간 일본 아이스 댄싱계에 데뷔하였던 선수들입니다. 아이스 댄싱에 열의를 갖고 오랫동안 활동한 선수들도 있지만 국제대회 성적을 거둘만한 인재는 2006/07시즌에 데뷔한 리드남매, 2008/09시즌에 데뷔한 히라이, 2011/12시즌에 데뷔한 아순시온(허나 외국 국적이라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 2014/15시즌에 데뷔한 무라모토 선수 정도가 있겠네요. 다행히 2011/12시즌 이후 히라야마, 와타나베, 마에다, 다테노, 후카세, 다카나미, 시마자키 이런 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단 점이 밝네요. 허나 일본 연맹이 국제 대회 파견하는 선수들의 성적을 보니 육성 역량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톱 아이스 댄싱 팀은 일본 기업이 후원하는 점에선 우리보단 나은 듯 하네요. 양적으로 지난 시즌부터 10팀 넘는 팀이 일본 선수권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우리와 달리 일본은 남자 선수 숫자가 충분히 많으니 육성 역량만 갖추면 발전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허나 왠지 호박은 자꾸 일본 열도가 아니라 한반도로 넝쿨 째 굴러오는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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